물리치료사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물리치료사란?
'병원'하면 바로 어떤 직업이 떠오르세요? 아마 대부분 의사, 간호사 두 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실제 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종은 더 다양합니다. 앞서 말한 의사, 간호사 같은 의료인은 기본이고 규모가 큰 병원은 의료업무 외에 재정, 기획, 인사, 홍보 등 일반 회사들처럼 여러가지가 부서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물리치료사는 치료 할 수 있는 의료기사 1입니다. 2
물리치료사가 하는 치료의 목적은 통증을 덜어주거나 몸의 움직임의 개선입니다. 그래서 잘 자고, 잘 먹고, 잘 걷고, 물건을 잘 들고, 잘 앉아 있을 수 있어서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도와줍니다.
-주로 역학적인 것, 뼈대계통(skeletal system), 근육계통(muscular system), 신경계통(nervous system)에 관한 문제를 많이 다루고, 그 외에 호흡계통(respiratory system), 순환계통(circulatory system), 림프계통(lymphatic system), 피부계통(integumentary system) 등도 치료범위에 들어갑니다.-
치료 방법으로 칼로 자르거나 주사를 찌르는 등의 행위는 할 수 없고 비침습적인 온갖 방법을 사용하는데, 열을 이용한 온열치료, 전기를 이용한 전기치료, 광선치료, 기계 치료, 수치료, 재활 훈련, 치료적 운동, 마사지, 관절 가동술 등 온갖 물리적, 역학적인 게 포함됩니다.
그림1. 손목뼈에 대한 움직임 평가.
좀 더 자세하게 들어가서, 이런 방법들로 치료하는 물리치료 대상 환자군은 크게 중추신경계 3 환자와 근골격계 환자로 나뉩니다.
첫 번째, 중추신경계 환자는 뇌졸중(Stroke), 척수손상(Spinal Cord injury),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소아마비(polio) 등 여러 원인으로 중추신경계 이상 때문에 감각에 이상이 생기거나 앉기, 서기, 걷기, 손 뻗기 등 움직이는 능력이 감소하게 됩니다. 이런 병의 근본적인 문제인 뇌의 손상이나 호르몬의 이상 같은 건 물리치료사가 치료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병으로 인한 증상들인 운동기능 저하, 근육 약화, 관절의 굳음, 심폐 능력의 감소 등을 생리학, 해부학, 운동학 등을 근거로 치료, 예방, 개선합니다.
두 번째, 근골격계 환자는 중추신경계 외에 대부분이 해당합니다. 디스크 4, 저림, 당김, 두통, 목 아픔, 허리 아픔, 어깨 아픔 등 그냥 아프다고 얘기하는 것들인데 뇌(brain)와 척수(spinal cord)의 이상이 아닌, 몸을 과하게 쓰거나 너무 쓰지 않아서 오는 문제, 나쁘게 써서 오는 문제, 수술 후 재활, '양반다리가 안 돼요.', '팔이 안 올라가요.' 같은 문제를 마찬가지로 생리학, 해부학, 운동학 등을 근거로 치료, 예방, 개선합니다.
위 두 가지는 일반적인 환자군이고 더 세분된 환자군으로 산모의 예방과 치료와 재활, 암 환자 재활, 림프부종의 치료, 악기 연주자 자세 재활 등등 다양합니다.
그림2. 앉아 있는 자세에 대한 훈련.
이런 일을 하는 물리치료사가 되기 위해서는 ① 3년제 대학이나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 ② 국가시험을 합격해서 면허증을 받아야 합니다. 먼저 대학에서 해부학, 생리학, 신경과학, 운동학, 병리학 등 물리치료사가 되기 위해 공부합니다. 그러고 나면 나라에서는 시험을 제공하고 합격한 자에게 '당신은 국민건강을 위해 물리치료를 해도 됩니다.'하고 면허증을 발급합니다.
그림3. 노력의 결과. 배달된 면허증.
여기서 면허(license)가 중요합니다. 면허증은 국가에서 발급하는 증서로 자격증과 분명히 다릅니다. 만약, 면허증 없이 해당 행위를 하면 불법입니다. 예를 들면, 5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주사를 놓고 수술을 하는 등 의료행위를 한다.' 불법이고,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이 운전한다.' 하면 안 됩니다.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문서작성을 한다.' 불법이 아니고,
'태권도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태권도를 한다.' 해도 문제는 없습니다.
면허증에 대한 나무위키 글 보기, 면허증에 대한 위키백과 글 보기.
그림4. 당신은 국민건강을 위한 자격을 갖췄습니까?
윗글을 모두 읽었다면 당신이 받았던 물리치료와 제가 얘기한 물리치료에서 차이를 느끼는 분이 있을 겁니다. 신경계병원이나 재활병원은 낫지만, 특히 위에 얘기한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을 갔던 분들이요. 그분들은 아마 진료를 보고 물리치료실로 가서 이랬을 겁니다.
치료사는 아픈 부위를 확인합니다.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환자는 대답하고, "허리요."
치료사는 환자를 치료에 적합한 자세로 만듭니다. "누우세요."
그러고 허리에 따뜻한 찜질팩 대고 있다가 시간 되면 약 발라서 기계로 문지르고, 부항 같은 거 붙여서 전기가 통하게 합니다. 순서대로 온열치료, 초음파치료, 전기치료인데 '기본 삼 종 세트'라고 합니다. 그리고 한 명 치료하기 무섭게 다른 환자가 치료를 받으러 오거나 다음 순서가 돼서 치료사는 급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혹은 이미 대기하고 있을 수도 있죠. 온갖 방법들은커녕 병원 시스템에서 정해놓은 것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리치료사'가 '물리치료'를 하는 게 아니라 '기본 삼 종 세트'를 하는 상황입니다. 6
그림5. 손상된 물리치료 순서도.
'기본 삼 종 세트'가 효과가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치료사는 해야 할 걸 못하고, 모든 무기를 사용할 수 없으니 최대 효과를 보기 힘듭니다. 집에 전등이 켜지지 않는데 이게 전등 수명이 다 돼서 문제인지, 누전차단기가 내려가서 문제인지, 둘 다 아니라면 한전에서 전기를 끊었는지 확인을 해야 해결을 하는데 그런 과정이 빠져버린 거고, 전기수리공에게 십자드라이버만 쓰라고 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일자드라이버가 필요할 수도 있고 니퍼나 갈아낄 전구 이런 게 필요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림6. "필요한 거 쓰면 안될까요?"
발전적인 소식은 4~5년 사이 도수치료를 하는 병원이 많이 생겨서 '물리치료'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금 나아졌다는 겁니다. 도수치료를 하면 정해진 시간 동안 한 명의 치료사가 한 명의 환자를 온전히 전담 치료하니 물리치료적 평가부터 적절한 치료방법을 골라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러나 도수치료 병원도 시스템에 따라 각양각색이라 모두 다르고, 보험과 관련된 부정적인 일도 있어 잘 알아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직업으로써 특징입니다.
먼저 월급. 신입의 연봉이 나쁘지 않습니다. 여건이 제일 좋은 서울/경기도의 경우 신입 평균 연봉 2,400만 원입니다. 직원복지나 업무 강도 등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라 단순히 연봉만 말하면 적절하지 않지만 '기본 삼 종 세트'만 하고 평일 9시~19시, 토요일 9시~13시 정도 근무하는 연차 없는 동네병원은 보통 그렇습니다. 그러나, 연봉인상의 한계가 빠르면 3년, 느리면 5년 안에 찾아옵니다. 그래서 공부를 어느 정도 해야 합니다.
이렇게 급여에 한계는 있지만 취업하기가 쉽습니다. 만약 오늘 퇴사하면 7일 이내에 바로 취업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최소한 항상 연봉 2,400만 원 정도는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조건을 높게 잡으면 이 장점은 없어집니다.
또,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대하고, 몸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몸 관리를 잘해야 하고요. 지인들의 근골격계 증상에 대해 조언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거면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도 있죠.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애매모호 하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어쨌건, 치료사가 치료에 호기심을 갖고, 환자에게서 보람을 느끼고, 욕심을 조금만 버릴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국민건강을 위해서, 도깨비 수호신처럼 당신이 아프지 않게 잘 살아가게 해주겠다, 그런 마음이 어울리는 직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의료법 제1장 총칙 제2조(의료인) ①이 법에서 "의료인"이란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를 말한다. [본문으로]
- 의료기사법 제2조 (의료기사의 종별) 의료기사의 종별은 임상병리사·방사선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치과기공사 및 치과위생사로 한다. [본문으로]
- 뇌와 척수를 말함. Central Nervous System. [본문으로]
- 추간판탈출증; HIVD; Herniated interVertevral Disc [본문으로]
- 1. 일반인에게는 허가되지 않는 특수한 행위를 특정한 사람에게만 허가하는 행정 처분. 2. 특정한 일을 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격을 행정 기관이 허가함. 또는 그런 일. [본문으로]
- 사실 바르는 약은 아니고 아무 성분 없는 물 성분의 젤입니다. 초음파가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하는 매질 역할을 합니다. [본문으로]